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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리우] 박상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패기·재능·그리고 끈기 본문

태권도.스포츠

[2016리우] 박상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패기·재능·그리고 끈기

T관리자 2016. 8. 10.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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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고 설레고... 올림픽에서 한번도 뛴 적이 없어서 복잡한 감정이죠. 그래도 못 이길 것 같단 생각이 든 적은 없어요."

생애 첫 올림픽을 앞두고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던 박상영(21·한국체대)이 보여준 자신감은 허세가 아니었다. 어떤 국제대회에서도 '못 이길 것 같았던 적 없는' 소년이 세계 최고의 검객들이 모이는 올림픽 파이널 피스트 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상영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결승전에서 게저 임레(헝가리)를 15-14로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3피리어드 중반까지 10-14로 4점차 열세에 몰려있던 그가 5연속 득점으로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따낸 금메달이라 더욱 짜릿했다.

박상영은 재능 하나를 무기로 힘든 길을 달려 여기까지 온 선수다.

중학교 1학년 때 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검을 잡은 그는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 때문에 펜싱을 시작한 초반 2년 동안은 입상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고가의 펜싱 장비를 번번히 구매하기 어려워 선배들의 장비를 물려썼기 때문이다. 펜싱부 선생님을 비롯해 주변에서 이어진 후원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박상영은 없었을 수도 있는 일이다.

하지만 가난도 재능을 묻을 수는 없었다. 박상영은 2012 세계청소년펜싱선수권 남자 에페 개인전 금메달을 시작으로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리고 2013년에는 인천아시안게임 펜싱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최연소 국가대표로 당당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그리고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에페 남자 단체전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아시안게임을 거친 그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올림픽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3월 십자인대 파열로 수술을 받은 박상영은 1년 가까이 검을 잡지 못했다. 재활에 힘을 쓰는 사이에 세계랭킹은 곤두박질쳤고, 다시 피스트로 돌아왔을 때 그의 랭킹은 100위권 아래로 내려간 상태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박상영은 이를 악물고 랭킹을 끌어올리는데 전념했다. 올림픽에 가기 위해 쉴 새 없이 훈련에 매진한 박상영은 지난 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월드컵대회에서 동메달, 4월에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따냈다. 어린 선수답지 않은 인내와 끈기로 생애 첫 올림픽의 꿈을 이룬 셈이다.

그를 여기까지 이끈 재능, 그리고 힘들 때마다 버텨낼 수 있었던 끈기, 그리고 최고의 무대에서도 기죽지 않고 덤벼드는 패기까지 삼박자를 고루 갖춘 박상영의 메달은 한국 펜싱의 미래를 기대하게 한다.

박상영의 검 끝은 새벽잠을 설쳐가며 이 경기를 지켜본 이들에게 말하고 있다. 4년 전 런던에 비해 부진한 성적에 실망하지 말고 앞으로도 계속 지켜봐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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